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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인 수선 의무와 임차인 관리 의무: 누구 책임인지 헷갈리는 수리비 완벽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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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가이드

2026년 1월 22일 발행

집안의 수리가 필요한 부분을 점검하는 모습

"집주인님, 보일러가 안 돌아가요. 수리비 입금 부탁드립니다." "세입자님, 그건 소모품이라 직접 하셔야죠. 전에는 잘 됐는데 사용을 어떻게 하신 건가요?" 임대차 관계에서 가장 감정적이고 치열하게 대립하는 지점이 바로 수선 및 유지보수 비용의 주체 문제입니다. 적게는 몇만 원짜리 도어락 고장부터 많게는 수백만 원이 드는 누수 공사까지, 누구의 지갑에서 돈이 나가야 하는지는 단순한 예의의 문제가 아닌 명백한 법적 책임의 문제입니다.

대한민국 민법과 대법원 판례는 임대인에게는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를, 임차인에게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보존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추상적인 법문은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결로 곰팡이, 변기 막힘, 수도 동파 등의 구체적인 상황을 모두 명쾌하게 해결해 주지는 못합니다. 법률 가이드는 오늘, 수천 건의 상담 사례와 법원의 판결 경향을 분석하여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얼굴 붉히지 않고 합리적으로 수리비를 분담할 수 있는 디테일한 판단 기준을 전해드립니다.

1. 민법 제623조: 임대인의 근본적인 수선 의무

임대차 계약의 본질은 임차인이 돈을 내고 남의 물건을 빌려 쓰는 것입니다. 따라서 빌려주는 사람인 임대인은 임차인이 그 물건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제공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자세한 법령 내용은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제623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623조(임대인의 의무)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존속 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

수선의무의 범위와 한계

대법원 판례(94다34692)에 따르면, 임대인의 수선의무는 다음과 같이 구분됩니다. 먼저, 파손이 생겼을 때 이를 수선하지 않으면 임차인이 계약에 정해진 목적대로 사용·수익할 수 없는 정도라면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집니다. 예를 들어, 보일러 고장으로 겨울에 난방이 안 되거나, 지붕에서 물이 새거나, 전기 시설이 합선되어 불이 안 들어오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반면, "사소한 파손"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파손이 소규모이고 임차인의 사용에 큰 지장을 주지 않으며, 아주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고칠 수 있는 것이라면 임대인은 수선의무를 지지 않습니다. 형광등 교체, 도어락 건전지 교체, 수도꼭지 손잡이 파손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를 임차인의 통상적 관리 의무라고 부릅니다.

2. 임차인의 선관주의 의무와 관리 책임

임차인은 남의 집을 빌려 쓰는 동안 마치 자신의 물건인 양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선관주의)로 집을 아끼고 보존해야 합니다(민법 제374조). 이 의무를 저버려 발생한 파손은 당연히 임차인이 고쳐놓아야 합니다.

고의나 과실이 있다면 임차인 책임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반려동물로 인한 훼손입니다. 벽지가 찢어지거나 바닥재에 배변 냄새가 배었다면 이는 통상적인 사용에 따른 마모(자연마모)가 아니므로 임차인이 배상해야 합니다. 또한, 실내 흡연으로 인해 벽지가 변색되거나 냄새가 밴 경우, 못을 과도하게 박아 벽면이 손상된 경우 등도 임차인의 관리 소홀로 간주됩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통지 의무입니다. 임차인은 집에 하자가 발생하면 즉시 임대인에게 알려야 합니다(민법 제634조). 예를 들어, 작은 누수가 발생했는데 이를 알리지 않고 방치했다가 거실 바닥 전체가 썩었다면, 임차인은 통지 의무 위반으로 인해 확대된 피해액에 대해 책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창가의 결로와 곰팡이 문제를 확인하는 모습

3. 가장 뜨거운 감자: 결로와 곰팡이, 누구 탓인가?

임대차 분쟁 중 '곰팡이'만큼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도 없습니다. 임대인은 "환기를 안 시켜서 그렇다"고 하고, 임차인은 "집이 단열이 안 돼서 그렇다"고 맞섭니다.

법원의 판단 기준은 "구조적 결함인가, 생활 습관인가"입니다. 만약 외벽의 단열재가 부실하거나 창호가 낡아 발생하는 결로라면 임대인이 방수 및 단열 공사를 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가구 배치를 너무 벽에 밀착시키거나, 빨래를 실내에서 과도하게 말리고 가습기를 틀면서도 환기를 전혀 시키지 않아 발생한 곰팡이라면 임차인의 책임이 큽니다.

실무에서는 과실 비율을 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의 구조적 결함이 60%, 환기 소홀이 40%와 같은 식입니다. 분쟁을 예방하려면 계약 당시 벽지 상태를 사진으로 찍어두고, 곰팡이가 피기 시작한 초기 시점에 즉시 임대인에게 연락하여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4. 보일러 및 가전제품 수리 가이드라인

최근 풀옵션 원룸이나 오피스텔이 늘어나면서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의 수리비 분쟁도 잦습니다.

  • 보일러: 설치한 지 7~10년이 지난 노후 보일러의 부품 고장은 임대인이 100% 부담합니다. 하지만 한파 경보 시 외출 모드를 꺼두어 배관이 터진(동파) 경우에는 임차인에게 일정 부분 책임이 돌아갑니다.
  • 에어컨: 가스 충전이나 단순 필터 청소는 임차인이 합니다. 그러나 실외기 기판 고장이나 콤프레셔 결함 등은 임대인이 수리해줘야 합니다.
  • 빌트인 가전: 처음부터 제공된 가전제품은 임대차 목적물의 일부입니다. 정상적인 사용 중 수명이 다해 고장 난 것이라면 임대인이 수리하거나 교체해주는 것이 원칙입니다.

5. '수선비용 전가' 특약은 유효한가?

계약서에 "모든 수리비는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특약을 넣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특약이 만능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수선 의무 면제 특약은 소규모 수선에 한하며, 건물의 주요 구성 부분에 대한 대규모 수선은 특약이 있더라도 임대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즉, 특약이 있다고 해서 임대인이 누수 공사나 보일러 교체 비용까지 임차인에게 떠넘길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임대인은 일절 수리비를 내지 않는다"는 식의 매우 구체적이고 강력한 면제 합의가 있었다면 임차인이 불리해질 수 있으므로 특약 작성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6. 비용 처리 방법: 필요비와 유익비 상환 청구

임차인이 급해서 내 돈으로 먼저 고쳤다면 어떻게 돈을 돌려받을까요?

필요비 vs 유익비

1. 필요비: 보존에 꼭 필요한 비용(누수 수리, 보일러 수리 등). 지출 즉시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으며, 거부 시 월세에서 공제할 수도 있습니다.
2. 유익비: 가치를 증대시킨 비용(중문 설치, 베란다 샤시 교체 등). 임대차 종료 시 임대인의 동의가 있었거나 가치 증대가 현존하는 경우에만 청구 가능합니다.

주의할 점은 월세 공제입니다.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지체하여 집을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상태라면 월세 전액을 안 낼 수 있지만, 일부만 불편한 상태라면 그 불편한 정도에 비례해서만 월세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무턱대고 월세를 입금하지 않으면 오히려 임대차 계약 해지 사유가 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합니다.

7. 법률 가이드가 제안하는 '현명한 분쟁 대응' 3단계

수리비 갈등을 법정까지 끌고 가는 것은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손해입니다. 법률 가이드는 다음의 3단계를 권장합니다.

  • 1단계: 객관적 증거 확보. 하자가 발생한 곳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고, 수리 기사를 불러 '고장 원인'에 대한 소견서를 받아두십시오. (노후화인지 사용 부주의인지)
  • 2단계: 공식적인 수선 요구. 감정적인 전화보다는 문자나 메신저를 통해 정확한 하자 상황을 알리고, "O월 O일까지 수리 여부를 알려달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십시오.
  • 3단계: 분쟁조정위원회 활용. 합의가 안 된다면 법원 소송 전에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찾으십시오. 변호사 등 전문가들이 객관적인 분담 비율을 권고해주며, 조정이 성립되면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습니다.
계약서를 꼼꼼히 검토하며 조율하는 임대인과 임차인

8. 퇴거 시 원상회복의 범위: 어디까지 돌려놔야 하나?

임대차 종료 시 임차인은 집을 원래대로 돌려놓을 원상회복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완전 새집"으로 만들라는 뜻은 아닙니다.

법원은 통상적인 사용으로 인한 가치 감소(자연마모)는 임대료에 이미 포함된 것으로 보아 임차인에게 책임을 묻지 않습니다. 햇빛에 의한 벽지 변색, 가구 놓인 자리의 바닥 눌림, 정상적인 전등 사용 흔적 등은 원상회복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고의적인 훼손이나 못질, 에어컨 구멍 방치 등은 복구해줘야 합니다. 계약서 작성 시 특약으로 "입주 시 도배를 새로 했으므로 퇴거 시 실비 정산한다"와 같은 내용을 넣었다면 자연마모와 관계없이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으므로 계약서를 다시 확인하십시오.

임대차 수선 분쟁의 핵심은 결국 '상호 신뢰''증거'입니다. 임차인은 집을 내 몸같이 아끼고, 임대인은 정당한 주거 환경을 제공할 책임을 다한다면 대부분의 갈등은 대화로 해결될 수 있습니다. 법은 최후의 수단일 뿐입니다.

Law-Post는 여러분이 주거 환경에서 겪는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법적인 권리를 당당히 행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오늘 살펴본 민법 원칙과 판례 기준들이 여러분의 임대차 생활에 명확한 이정표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만약 집주인이 막무가내로 수리를 거부하거나, 세입자가 명백한 파손에도 발뺌하여 고통받고 계신다면 혼자 앓지 마시고 신뢰할 수 있는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강력히 권장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