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소송법 재소금지 읽기 시간 40분

소취하서 제출 후 다시 소송할 수 있을까? 재소금지 원칙과 예외 상황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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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가이드

2026년 1월 8일 발행

법원 앞에 놓인 법전과 가발

소송을 진행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하곤 합니다. 상대방과의 합의가 임박했거나, 증거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혹은 심리적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소취하서 제출을 고민하게 됩니다. 하지만 소취하는 신중해야 합니다. 한 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듯, 법원에 제출된 소취하서는 원칙적으로 철회가 불가능하며, 자칫하면 동일한 사안으로 영영 재판을 받을 수 없게 되는 재소금지의 원칙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법률 가이드는 소취하 이후 재소송이 가능한 경우와 불가능한 경우의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드립니다. 특히 많은 분이 간과하시는 '본안 판결 후의 소취하'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조명하여, 여러분의 소중한 법적 권리가 소멸되지 않도록 돕고자 합니다. Law-Post가 제공하는 이 가이드는 복잡한 민사소송법 이론을 실무적인 관점에서 쉽게 풀어냈습니다.

1. 소취하의 기본 개념과 법적 효력

소취하란 원고가 제기한 소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철회하여 소송 절차를 종료시키겠다는 법원에 대한 일방적인 의사표시입니다. 소가 취하되면 해당 소송은 처음부터 제기되지 않았던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집니다. 즉, 소송계속이 소급적으로 소멸하는 것입니다.

소취하가 확정되는 시점

소취하서를 제출했다고 해서 즉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피고가 이미 소장을 송달받고 준비서면을 제출하거나 변론 기일에서 입장을 밝히는 등 본안에 관하여 응소한 상태라면, 피고의 동의가 있어야 소취하가 유효합니다. 피고 입장에서도 이미 대응 비용을 썼고, 판결을 통해 분쟁을 확실히 매듭짓고 싶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피고가 소취하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2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동의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법률 가이드의 분석에 따르면, 피고가 응소하기 전이라면 원고는 피고의 동의 없이 언제든지 단독으로 소를 취하할 수 있습니다. 이 시점의 취하는 재소송에 큰 제약이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재소금지의 원칙: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

재소송 가능 여부를 가르는 가장 핵심적인 조항은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입니다. 법은 "본안에 대한 종국판결이 있은 뒤에 소를 취하한 사람은 같은 소를 제기하지 못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재소금지의 원칙이라고 부릅니다.

왜 이런 원칙이 있을까?

이 원칙의 목적은 사법 자원의 낭비를 막고 법원을 농락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1심 판결문을 받아보고 결과가 자신에게 불리하자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항소심에서 소를 취하한 뒤, 다시 1심부터 소송을 시작하는 '꼼수'를 막으려는 취지입니다. 국가의 심판 기능을 함부로 오용하지 말라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3. 본안 판결 전 소취하와 재소송

판결이 나기 전, 즉 변론이 진행 중이거나 아직 판결 선고가 이루어지지 않은 단계에서 소를 취하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재소송이 가능합니다.

재소금지의 원칙은 '본안 판결이 선고된 이후'에만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증거가 부족해 패소할 것 같아 전략적으로 소를 취하하고 증거를 더 모아 다시 소송을 거는 것은 (피고의 동의가 있다면) 법적으로 허용됩니다. 다만, 소멸시효 문제는 별개입니다. 소를 취하하면 시효 중단의 효력이 사라지므로, 다시 소를 제기할 때 이미 시효가 완성되어 버렸다면 소송에서 질 수밖에 없습니다.

진지하게 서류를 작성하는 손

4. 재소금지가 적용되는 '같은 소'의 기준

재소금지 원칙이 적용되려면 새로 제기한 소송이 이전 소송과 '같은 소'여야 합니다. 판례는 다음 세 가지 요소가 모두 동일할 때 같은 소로 봅니다.

  • 당사자의 동일성: 원고와 피고가 같아야 합니다.
  • 청구취지의 동일성: 요구하는 바(예: 1억 원을 지급하라)가 같아야 합니다.
  • 청구원인의 동일성: 왜 요구하는지(예: 2023년 5월 빌려준 돈이다)에 대한 사실관계가 같아야 합니다.

만약 이전 소송은 대여금 청구였는데, 이번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라면 청구원인이 다르므로 재소금지에 걸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단순히 법률적 구성을 달리하는 정도로는 부족하며, 실질적으로 동일한 이익을 다투는 것이라면 재소송을 금지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5. 재소송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

본안 판결 후 소를 취하했더라도 아주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법원이 인정하는 권리보호 이익의 변화가 있을 때입니다.

예를 들어, 소취하 후 피고가 "나중에 꼭 돈을 갚겠다"고 약속하며 합의서를 써주었는데 이를 다시 어겼다면, 이는 새로운 약정에 기초한 청구이므로 이전 소송의 재판복판(판결의 무력화)이 아니라고 봅니다. 또한, 소취하 당시에는 도저히 알 수 없었던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었거나 사정이 완전히 바뀐 경우에도 법원은 제한적으로 재소송을 허용합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좁게 인정되므로 반드시 법률 가이드의 정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6. 소취하 결정 전 체크리스트

감정에 치우쳐 소취하서를 제출하기 전에 다음 질문들에 답해보시기 바랍니다. Law-Post가 제안하는 자가 진단 리스트입니다.

소취하 전 필수 체크사항

1. 현재 1심 판결이 선고되었는가? (그렇다면 재소송 불가 위험 90% 이상)

2. 피고가 응소했는가? (그렇다면 피고의 동의를 받아야 함)

3. 채권의 소멸시효가 얼마 남았는가? (취하 후 재소송 전 시효가 끝날 수 있음)

4. 상대방의 약속이 문서화되었는가? (구두 합의만 믿고 취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함)

소취하는 한 번 제출하면 되돌리기 힘든 돌이킬 수 없는 결정입니다. 만약 상대방과 합의를 했다면 '소취하' 보다는 재판부의 확인을 받는 '화해권고결정'이나 '조정'을 통해 합의 내용을 판결문과 같은 효력으로 남기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법은 절차를 가볍게 여기는 자에게도 냉정합니다. 소취하라는 절차적 권리를 행사할 때는 그것이 미래의 재판받을 권리를 앗아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특히 본안 판결 후의 소취하는 사실상 해당 분쟁에 대한 영구적인 포기와 다름없음을 인지하십시오. Law-Post는 여러분이 겪고 있는 법률적 고민이 절차상의 실수로 인해 허망하게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늘 정리해 드린 가이드를 토대로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해 보시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최선의 선택을 내리시길 권고합니다. 법은 복잡하지만, 올바른 가이드와 함께라면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