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소송을 진행하다 보면 수개월에 걸친 기다림 끝에 변론기일 통지서를 받게 됩니다. 법원에 출석한다는 것은 당사자에게 상당한 심리적 부담이자 시간적 소모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한 번쯤은 안 가도 되겠지"라거나 "어차피 서면으로 다 냈는데 굳이 가야 하나"라는 생각은 매우 위험합니다. 민사소송법은 당사자의 출석을 전제로 절차를 설계하고 있으며, 불출석에 대해 매우 강력한 법적 제재를 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법률 가이드는 변론기일에 나가지 않았을 때 원고와 피고가 각각 겪게 될 법적 불이익을 디테일하게 분석해 드립니다. 특히 쌍방이 출석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소취하 간주나, 피고가 나오지 않을 때 적용되는 자백간주 등의 개념은 소송의 성패를 순식간에 결정지을 수 있는 폭발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Law-Post와 함께 기일 불출석의 리스크와 사고 발생 시의 긴급 탈출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1. 변론기일 출석의 법적 의무와 의미
민사소송은 '구술변론주의'를 원칙으로 합니다. 즉, 판사 앞에서 직접 주장을 펼치고 증거를 제출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물론 실무적으로는 서면(준비서면)이 주를 이루지만, 법적으로는 그 서면의 내용을 법정에서 말로 '진술'하는 행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기일 통지의 적법성 확인
불출석에 따른 불이익을 주려면 반드시 기일 통지가 적법하게 송달되어야 합니다. 만약 법원이 기일 통지서를 당사자에게 제대로 보내지 않았거나, 송달 절차에 하자가 있었다면 불출석하더라도 불이익을 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일단 적법하게 송달되었다면, 개인적인 사정(회사 업무, 갑작스러운 여행 등)은 불출석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법률 가이드의 분석에 따르면, 기일 변경이 꼭 필요한 경우에는 기일 전날까지 기일변경신청서를 제출하고 재판부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단순히 신청서를 냈다고 해서 기일이 바뀌는 것이 아니며, 법원의 '허가'가 떨어져야 비로소 출석 의무가 사라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2. 쌍방불출석(쌍불)의 공포: 소취하 간주
원고와 피고가 모두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했더라도 변론을 하지 않는 경우를 쌍방불출석(실무상 '쌍불')이라고 합니다. 이는 소송을 진행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아 법적 불이익을 줍니다.
쌍방불출석 시 단계별 진행
1회 쌍불: 법원은 다시 기일을 정합니다. 소송은 정지된 상태가 됩니다.
2회 쌍불: 원고는 1개월 이내에 기일지정신청을 해야 합니다. 신청하지 않으면 소가 취하된 것으로 봅니다.
3회 쌍불: 2회 쌍불 후 기일지정신청을 하여 다시 기일이 잡혔는데도 또 쌍방 불출석하면, 그 즉시 소가 취하된 것으로 간주되어 소송이 완전히 종료됩니다.
특히 주의할 점은 항소심(2심)에서의 쌍불입니다. 항소심에서 2회 쌍불 후 1개월 내 기일지정신청을 하지 않거나 3회 쌍불이 발생하면 항소취하로 간주됩니다. 이 경우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어 버리므로, 패소한 당사자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3. 피고 불출석 시: 자백간주와 진술간주
원고는 출석했는데 피고가 나오지 않는 경우, 상황은 피고에게 매우 불리하게 전개됩니다. 이때 핵심은 피고가 답변서를 냈느냐 아니냐입니다.
자백간주의 리스크
피고가 소장을 받고도 아무런 답변서를 내지 않은 상태에서 첫 변론기일에 나오지 않으면,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피고가 모두 인정한 것으로 봅니다. 이를 자백간주라고 합니다. 이 경우 판사는 증거 조사를 생략하고 즉석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할 수 있는 무변론 판결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반면, 피고가 이미 답변서를 제출한 상태에서 불출석한다면, 법원은 피고가 답변서에 적은 내용을 법정에서 말한 것으로 쳐주는 진술간주 처리를 합니다. 이 경우 당장 패소하지는 않지만, 원고가 법정에서 제출하는 새로운 증거나 주장에 대해 현장에서 즉각 반박할 기회를 잃게 되므로 매우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됩니다.
4. 원고 불출석 시: 소송의 지연과 취하 위험
소송을 건 원고가 나오지 않는 경우, 피고의 대응에 따라 운명이 결정됩니다. 만약 피고가 혼자 출석하여 "나도 변론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하면 앞서 설명한 쌍방불출석 1회로 처리됩니다.
피고가 소송을 빨리 끝내고 싶어 한다면, 원고의 불출석을 이용해 소송을 쌍불 상태로 몰아넣어 소취하 간주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Law-Post가 강조하는 부분은, 원고가 본인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시작한 소송임에도 불구하고 기일을 챙기지 못해 소가 사라지는 허망한 상황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원고가 여러 명인 경우, 한 명이라도 출석하면 쌍불을 면할 수 있지만, 아무도 나가지 않는다면 전체 원고의 청구가 위험해집니다.
5. 불출석 사고 발생 시 긴급 대처법
만약 피치 못할 사정으로 기일을 놓쳤다면, 즉시 다음 단계를 밟아야 합니다. 법률 가이드의 긴급 대응 매뉴얼입니다.
- 상태 확인: 대법원 나의 사건검색 사이트에서 해당 기일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확인합니다. '변론종결'이 되었는지, '쌍방불출석'으로 처리되었는지 확인이 급선무입니다.
- 변론재개신청: 만약 내가 안 나간 사이 재판이 끝나버리고 선고 기일이 잡혔다면, 즉시 변론재개신청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사고나 급병 등 불가피한 사유를 소명하면 판사가 다시 재판을 열어줄 수도 있습니다.
- 기일지정신청: 쌍방불출석으로 소송이 정지되었다면, 1개월 이내에 반드시 변론기일지정신청서를 제출하여 소송을 다시 살려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소취하 간주로 소송이 증발합니다.
추완항소라는 카드도 있습니다.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예: 법원이 주소를 잘못 알고 엉뚱한 곳으로 송달함)로 기일을 몰라 패소 판결이 확정된 경우, 그 사유가 없어진 날로부터 2주 이내에 항소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까먹었다"거나 "바빴다"는 사유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6. 법률 가이드의 예방 제언
소송은 서류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성실함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법원은 기일에 출석하지 않는 당사자를 향해 '자신의 권리를 보호할 의지가 부족한 사람'이라는 선입관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완벽한 기일 관리를 위한 3계명
1. 전자소송 활용: 대한민국 법원 전자소송의 종이 송달보다 빠른 문자 알림 서비스를 통해 기일을 놓칠 확률을 획기적으로 줄이십시오.
2. 대리인 선임 검토: 직접 출석이 도저히 불가능하다면 변호사를 선임하여 대리 출석하게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3. 미리 연락하기: 정말 급한 사정이 생겼다면 법원 해당 재판부 실무관에게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하고 조언을 구하십시오. 기록에 남지는 않더라도 최소한의 대응 방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67조와 제268조가 규정하는 불출석의 효력은 매우 엄격합니다. Law-Post는 여러분이 수년간 준비해 온 소송이 단 한 번의 불출석으로 무너지는 비극을 원치 않습니다. 소송의 결과는 판결로 결정되지만, 소송의 기회는 성실한 출석으로 지켜집니다.
법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습니다. 변론기일은 단순한 출석 체크가 아니라, 국가 권력인 사법부가 당신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한 공식적인 시간입니다. 이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철저히 준비하는 자세가 승소로 가는 첫걸음임을 잊지 마십시오. 오늘 제공해 드린 가이드가 여러분의 소중한 권리를 지키는 든든한 방패가 되기를 바랍니다. 법률 가이드는 언제나 여러분의 정당한 법적 투쟁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