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절차 생활법률 읽기 시간 48분

이사 후 주소 변경 미신고, "서류 못 받았다"는 변명이 법원에서는 통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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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가이드

2026년 1월 8일 발행

우체함에 쌓인 편지 이미지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가는 과정은 챙겨야 할 서류와 짐이 산더미처럼 많아 정신이 없습니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꼼꼼히 챙기지만, 의외로 많은 분이 간과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진행 중인 소송이나 잠재적인 법적 분쟁에서의 송달지 변경입니다. 단순히 우체국 우편물 전송 서비스만 믿고 있다가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판결이 확정되어 통장이 압류되거나 재산이 경매로 넘어가는 비극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민사소송법은 '송달'을 소송 절차의 핵심으로 봅니다. 서류가 정당하게 전달되어야 방어할 기회도 생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소 변경을 게을리한 당사자에게까지 법원이 무한한 자비를 베풀지는 않습니다. 오늘 법률 가이드는 이사 후 주소 변경 미신고가 불러오는 치명적인 송달 문제와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대처법을 상세히 파헤쳐 드립니다.

1. 법원 송달의 원칙: 주소지 주의

민사소송법상 송달은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주소·거소·영업소 또는 사무소에서 행해집니다. 만약 소송이 시작되었다면, 소장을 보낸 채권자(원고)는 상대방(피고)의 주민등록상 주소를 기재하게 됩니다.

송달이 안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우체국 집배원이 주소지를 방문했는데 당사자가 이사를 가고 없다면, 법원은 원고에게 주소보정명령을 내립니다. 원고는 이 명령서를 들고 주민센터에 가서 피고의 최신 주민등록초본을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피고가 이사를 갔음에도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을 때 발생합니다.

민사소송법 제185조 (송달장소의 변경신고의무)

당사자·법정대리인 또는 소송대리인이 송달장소를 바꾼 때에는 바로 법원에 그 취지를 신고하여야 한다. 이를 신고하지 아니한 사람에게 보낼 서류는 종전의 송달장소에 발송할 수 있다.

2. 가장 무서운 법적 칼날: 공시송달(公示送達)

주소보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송달이 계속 불가능할 경우, 법원은 최종적으로 공시송달 결정을 내립니다. 이는 법원 게시판에 서류를 게시하고 일정 기간(통상 2주)이 지나면 상대방에게 서류가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입니다.

공시송달의 치명적 결과

피고가 공시송달로 소장을 받지 못하면, 법정에서 항변 한마디 해보지 못한 채 의제자백(원고의 주장을 모두 인정함)으로 간주되어 원고 승소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판결이 확정되면 채권자는 즉시 강제집행에 들어갈 수 있으며, 이때 피고는 자신의 통장이 압류되고 나서야 소송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법원 판결문 이미지

3. 이사 후 주소 변경 미신고 시의 과실 책임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피고는 "나는 서류를 받은 적이 없으니 무효다"라고 주장하고 싶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대법원은 이사 후 주소 변경 신고를 게을리한 당사자의 책임을 엄격하게 묻습니다.

  • 소송 중 주소 변경: 소송이 진행 중인 것을 알면서도 주소 변경 신고를 안 했다면, 이는 당사자의 명백한 과실입니다.
  • 소송 전 주소 미변경: 아직 소송 전이라도 주민등록법상 전입신고 의무를 위반했다면, 이를 근거로 한 공시송달은 유효하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주민등록상 주소지에 거주하지 않으면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경우, 법원은 이를 '송달받기를 거부하거나 회피한 것'으로 간주하여 발송송달(서류를 부치기만 하면 송달된 것으로 봄) 등의 간이한 방법을 택할 수도 있습니다.

4. 이미 판결이 났다면? '추완항소'의 가능성과 한계

송달을 못 받아 패소 판결이 확정된 경우, 유일한 구제책은 추완항소(追完抗訴)입니다.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 기간을 놓쳤으니 다시 재판해달라"는 신청입니다.

추완항소의 성립 요건

피고가 과실 없이 판결문의 송달 사실을 알지 못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채 이사를 간 행위 자체가 법원에서는 '과실'로 비칠 수 있습니다. 최근 판례는 단순히 주소지에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추완항소를 무조건 허용해주지 않으므로 매우 정교한 항소 이유서 작성이 필요합니다.

5. 가장 안전한 예방법: 전자소송 및 주소변경 신고

이사 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리스크를 0으로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확실합니다.

대한민국 법원 전자소송 활용

전자소송 홈페이지에 가입하여 본인을 당사자로 등록하고 전자송달을 신청하십시오. 이 경우 이사를 가거나 해외에 있더라도 이메일과 문자로 실시간 서류 확인이 가능합니다. 종이 서류가 새 집 우편함에 꽂히는 것을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주소변경신고서 제출

이미 소송이 진행 중이라면, 주민센터에 전입신고를 하는 것과 별개로 반드시 해당 재판부에 주소변경신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법원 행정 시스템과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연동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6. 집행 단계에서의 반전: 청구이의의 소

만약 추완항소가 불가능한 시점이라면, 청구이의의 소를 통해 강제집행을 막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판결 자체를 뒤집는 것이 아니라 판결의 집행력을 차단하는 것이므로 요건이 훨씬 까다롭습니다. 결국 가장 좋은 방법은 송달 사고 자체를 막는 것입니다.

7. 결론: 주소지는 법적 방어권의 시작점입니다

"바빠서 전입신고를 늦게 했다", "우편물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말은 인간적으로는 이해될 수 있으나 법리적으로는 강력한 면죄부가 되지 못합니다. 법은 잠자는 자의 권리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격언처럼, 본인의 주소지 관리 소홀은 곧 본인의 방어권 포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Law-Post는 이사라는 일상의 변화가 여러분의 법적 권리 침해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늘 가이드에서 제안드린 전자소송 등록과 우체국 우편물 관리법을 통해, 억울하게 패소 판결을 받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