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법률 판례 분석 읽기 시간 85분

분묘기지권 성립 요건과 지료 청구의 모든 것: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 심층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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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가이드

2026년 1월 8일 발행

평화로운 산소와 비석 이미지

토지를 매수했거나 상속받았는데 그 안에 주인 모를, 혹은 타인의 조상 묘가 있다면 토지 소유자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수십 년간 모셔온 조상의 묘가 토지 소유자의 변경으로 인해 이장 독촉을 받게 된다면 연고자 역시 큰 고통을 겪게 됩니다. 이처럼 토지 소유권과 관습법상 권리가 충돌할 때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분묘기지권(墳墓基地權)입니다.

분묘기지권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유교 사상과 조상 숭배 문화를 반영하여 대법원이 인정한 관습법상의 물권입니다. 타인의 토지 위에 있는 분묘를 소유하기 위해 그 기지(땅)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죠. 오늘은 Law-Post 법률 가이드에서 분묘기지권이 성립하기 위한 엄격한 요건들과, 최근 토지 소유자들에게 희소식이 되었던 '지료 청구'에 관한 획기적인 판례 변화를 상세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1. 분묘기지권의 본질과 성격

분묘기지권은 등기부상에 나타나지 않지만, 지상권과 유사한 효력을 갖는 권리입니다. 분묘라는 특수한 시설물을 보호하기 위해 인정되는 권리이므로 몇 가지 독특한 성격을 지닙니다.

지상권과 유사한 물권

타인의 땅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지상권과 비슷하지만, 등기 없이 성립하며 그 범위가 분묘를 수호하고 봉사하는 데 필요한 정도로 한정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분묘가 존속하고 수호와 봉사가 계속되는 한 권리의 기간은 원칙적으로 무제한입니다.

공시 방법으로서의 봉분

물권은 원래 등기를 통해 제3자에게 알려야 하지만, 분묘기지권은 봉분(둥근 모양의 흙더미) 자체가 등기를 대신하는 공시 방법이 됩니다. 따라서 밖에서 보았을 때 "저기에 묘가 있구나"라고 인식할 수 있어야만 권리가 발생합니다.

중요 판례 원칙

분묘기지권은 관습법에 의하여 인정되는 물권이므로, 성문법에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대한민국 대법원은 이를 사회의 관습으로 인정하고 보호합니다. 다만, 2001년 장사법 시행 이후에는 그 성립 범위가 크게 축소되었습니다.

2. 분묘기지권 성립의 3가지 요건

분묘기지권은 크게 세 가지 경우에 성립합니다. 자신의 상황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분쟁 해결의 시작입니다.

유형 1: 토지 소유자의 승낙을 얻어 설치한 경우

가장 명확한 경우입니다. 땅 주인의 허락을 받아 묘를 썼다면 당연히 분묘기지권이 생깁니다. 이때 지료 유무나 기간에 대해 별도로 약정했다면 그 약정이 우선합니다. 승낙을 받았다면 장사법 시행 이후라도 권리가 인정됩니다.

유형 2: 자신의 토지에 분묘 설치 후 땅만 처분한 경우

내 땅에 조상 묘를 모시고 있다가, 분묘를 이장한다는 별도의 특약 없이 토지만 다른 사람에게 팔거나 경매로 넘어간 경우입니다. 이때는 새로운 토지 소유자와의 사이에서 분묘기지권이 자동으로 성립하는 것으로 봅니다.

유형 3: 20년간 평온·공연하게 점유한 경우 (시효취득)

주인 허락 없이 묘를 썼더라도 20년 동안 아무 탈 없이 그 묘를 관리해 왔다면 시효로 인해 권리를 취득하게 됩니다. 단, 2001년 1월 13일 이전에 설치된 분묘에 한해서만 이 시효취득이 인정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법률 문서를 검토하는 이미지

3. 권리가 인정되지 않는 예외 상황

모든 묘지가 보호받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분묘기지권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평장 및 암장

앞서 말씀드렸듯이 봉분이 없어서 외부에서 분묘임을 알 수 없는 '평장'이나 몰래 묻은 '암장'은 공시 방법이 없는 것이므로 분묘기지권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가묘(시신이 없는 빈 무덤) 역시 성립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장사법 시행(2001. 1. 13.) 이후 무단 설치 분묘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23조 및 제27조에 따라, 2001년 이후에는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설치한 분묘에 대해 연고자가 권리를 주장할 수 없도록 명문화되었습니다. 따라서 2001년 이후에 몰래 쓴 묘지는 20년이 지나도 시효취득을 할 수 없으며, 토지 소유자가 강제 이장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4. 지료 청구와 판례의 대전환 (2021년 전합 판결)

그동안 분묘기지권은 토지 소유자들에게 "내 땅인데 권리 행사를 전혀 못 하게 하는 악법"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특히 시효취득의 경우 "지료가 무료(무상)"라는 것이 기존 판례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21년 대법원은 역사적인 판결을 내놓습니다.

대법원 2021. 7. 15. 선고 2017다22800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은 분묘 연고자가 관습법상 권리를 얻었더라도, 토지 소유자의 희생이 너무 크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시효로 분묘기지권을 취득했더라도 토지 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한 날부터는 지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례를 변경한 것입니다.

지료의 기산점과 액수

  • 기산점: 땅 주인이 "지료를 내라"고 청구한 날부터 발생합니다. (소급 적용은 안 됨)
  • 액수: 당사자 간 합의가 최우선이며, 합의가 안 될 경우 법원이 토지의 가치, 임대료 수준 등을 감안하여 결정합니다.
  • 실무적 팁: 내용증명을 보내 지료 청구 의사를 명확히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토지 경매 등을 통한 권리 분석이 필요하다면 부동산 경매 권리분석 및 대항력 확인 가이드를 함께 참고해 보세요.

5. 분묘기지권의 소멸과 이장 문제

분묘기지권도 영원한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사유가 발생하면 소멸합니다.

관리와 봉사의 중단

묘를 더 이상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여 봉분이 무너지고 형체가 사라진 경우, 혹은 연고자가 관리를 포기한 경우에는 권리가 사라집니다. 다만, 일시적인 훼손은 복구 가능하다면 소멸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2년 이상의 지료 체납

새로운 판례에 따라 지료 지급 의무가 생겼으므로, 만약 법원이 결정한 지료를 2년분 이상 연체한다면 토지 소유자는 분묘기지권의 소멸을 청구하고 철거(이장)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토지 소유자에게 강력한 대응 수단이 됩니다.

분묘기지권의 범위

권리의 범위는 단지 봉분 바로 아래의 땅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제사를 지내기 위해 필요한 주변의 빈 땅(상석, 비석을 포함한 구역)까지 포함됩니다. 하지만 '사성(무덤 뒤에 반달 모양으로 쌓은 둔덕)' 전체를 당연히 포함하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법원이 판단합니다.

6. 분쟁 해결을 위한 실무적 대응 전략

토지 소유자와 분묘 연고자가 원만히 합의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법적 대응이 필요할 때는 다음 단계를 밟으십시오.

토지 소유자의 입장

  1. 분묘의 설치 시기를 먼저 확인하십시오. (2001년 이후라면 이장 청구 가능)
  2. 2001년 이전 분묘라면 즉시 연고자를 찾아 지료 청구 내용증명을 보내십시오.
  3. 지료가 2년 이상 체납되면 소멸 청구 소송을 검토하십시오.

분묘 연고자의 입장

  1. 20년 이상 평온하게 관리해 왔음을 증명할 자료(성묘 사진, 족보 등)를 확보하십시오.
  2. 토지 소유자가 터무니없는 지료를 요구한다면 법원에 지료 결정 소송을 통해 적정 수준을 확정하십시오.
  3. 지료 지급을 게을리하여 소중한 조상의 묘가 철거되는 일을 방지하십시오.

7. 결론: 전통과 소유권의 공존을 향하여

분묘기지권은 개인의 소유권과 조상을 모시는 전통 가치가 부딪히는 지점에 서 있습니다. 과거에는 전통 가치에 무게를 두어 '무상 점유'가 당연시되었으나, 현대 사회에서는 사유재산권의 보호 역시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대법원의 판례 변경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Law-Post는 여러분이 복잡한 묘지 분쟁 속에서 자신의 권리를 정확히 알고 대처하기를 바랍니다. 토지 소유자는 정당한 대가를 요구할 권리가 있고, 분묘 연고자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조상을 모실 권리가 있습니다. 서로의 권리를 인정하며 법률 가이드의 조언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으시길 권장합니다.